요한일서 강해 3:19~22 진리 안에서 마음을 굳세게 하라
진리 안에서 마음을 굳세게 하라: 하나님 앞의 확신과 응답받는 기도
요한일서 3장 19절부터 22절까지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진리 안에 거하는 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가질 수 있는 내적 확신과 담대함, 그리고 기도 응답의 축복을 연결하여 설명하는 귀중한 본문입니다. 사도 요한은 앞선 구절들에서 참된 사랑은 말과 혀로가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사랑이 단지 윤리적 의무가 아니라 생명의 증거이며 하나님께 속한 자의 실질적인 삶의 표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이 사랑이 신자의 내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열매를 맺게 되는지를 본 구절을 통해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진리로서 마음을 설득하는 은혜
19절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진리에 속한 줄을 알고 또 우리 마음을 주 앞에서 굳세게 하리니." '이로써'(ἐν τούτῳ, 엔 투토)는 앞서 언급된 사랑의 실천을 가리키며, 행함과 진실함으로 형제를 사랑하는 삶이 곧 진리에 속한 증거임을 말합니다. '진리에 속한 줄을 안다'(γινώσκομεν, 기노스코멘)는 표현은 단지 지적 동의나 감정적 확신이 아니라 인격적이고 경험적인 앎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진리 안에 머무는 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흔들림 없는 분별을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진리 안에서 우리는 '우리 마음을 굳세게 하리니'(πεῖσομεν τὰς καρδίας ἡμῶν, 페이소멘 타스 카르디아스 헤몬)라고 이어지는데, 여기서 '굳세게 하다'는 헬라어 'πείθω'(페이소)는 '설득하다, 확신시키다'는 의미로, 양심의 가책이나 두려움이 있을 때에도 진리로 인해 마음이 위로를 얻고 담대함을 회복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랑의 실천은 외적인 열매일 뿐 아니라 내적인 확신으로 이어지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하나님은 마음보다 크시며 모든 것을 아십니다
20절은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전지하심 사이의 신비한 관계를 말합니다. "이는 우리 마음이 우리를 책망할 일이 있어도 하나님은 우리 마음보다 크시고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이라." 요한은 신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부족함이나 과거의 죄, 혹은 사랑의 실천이 완전하지 못한 데서 오는 내적 양심의 가책을 경험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다는 선언은, 인간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전지하심이 그 위에 있다는 복음의 위로입니다.
'책망하다'(καταγινώσκῃ, 카타기노스케이)는 '정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마치 양심의 법정에서 자신이 자신을 고발하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이는 요한복음 2장 25절에서 예수께서 "친히 사람 속에 있는 것을 아셨음이라"는 말씀과 연결되며, 하나님은 우리의 외형뿐 아니라 중심의 동기까지 아시는 전지하신 분이십니다. 이 선언은 율법주의적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의지하는 은혜의 신앙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초대교부 오리게네스는 이 구절에 대해 "하나님은 네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아시는 것 이상으로, 너의 사랑하려는 뜻과 갈망까지도 아신다"고 말하며, 신자의 중심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위로를 받을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신자는 스스로를 정죄하며 낙심할 때가 있으나, 하나님의 아시는 바가 우리의 양심을 능가할 때 위로가 주어집니다.
담대한 기도, 응답받는 삶
21절과 22절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만일 우리 마음이 우리를 책망할 것이 없으면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얻고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서 받나니.” 여기서 요한은 신자의 내면이 정직하고 하나님 앞에서 자유롭다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친밀해지며 담대함(παρρησίαν, 파르레시안)을 얻는다고 합니다. 이 '파르레시아'는 요한서신에서 자주 사용되며, 거리낌 없이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 확신을 뜻합니다.
이 담대함은 기도로 연결됩니다.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받는다'(λαμβάνομεν, 람바노멘)는 표현은 단순한 응답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요한은 단서도 덧붙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 기도 응답은 단지 믿음의 강도나 열정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의 뜻에 순종하며 그분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계명을 지킨다'(τηροῦμεν, 테루멘)는 말은 단지 율법적 행위를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에 기초한 삶의 방향을 뜻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τὰ ἀρεστὰ, 타 아레스타)은 성경 전반에서 하나님의 뜻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단지 우리가 기도하는 사람 되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알고 따르며, 그 뜻 가운데 살아가기를 기뻐하십니다.
결론
요한일서 3장 19절부터 22절은 사랑의 실천이 가져오는 내적 확신과, 하나님 앞에서의 담대함, 그리고 응답받는 기도의 축복을 연결하며 신자의 신앙이 단지 외형이 아닌 내면과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양심의 연약함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크심을 의지하며, 그분이 아시는 은혜 안에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진리를 따르고 그의 뜻에 순종하는 자의 기도를 들으시며, 그 삶에 응답하십니다.
요한일서 3장구조
'신약서신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일서 4장 개요 및 구조 분석 (0) | 2025.04.23 |
---|---|
요한일서 강해 3:23~24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 (0) | 2025.04.22 |
요한일서 강해 3:11~18 처음부터 들은 계명 (0) | 2025.04.21 |
요한일서 강해 3:4~10 죄는 불법이라 (0) | 2025.04.21 |
요한일서 강해 3:1~3 하나님의 사랑을 보라 (0) | 2025.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