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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일서 강해 3:23~24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

샤마임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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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 믿음과 사랑의 계명

요한일서 3장 23절과 24절은 사도 요한이 그의 메시지를 요약하며, 신자의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핵심적인 구절입니다. 이 두 구절은 신앙의 수직적 차원(하나님과의 관계)과 수평적 차원(형제와의 관계)을 결합시켜, 하나님의 계명의 본질이 믿음과 사랑으로 요약된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또한 하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이 단지 교리적 동의가 아니라 삶의 실제라는 것을 강조하며, 성령의 증거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됨을 설명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믿음과 사랑의 조화를 이루는 삶, 그리고 하나님의 내주하심 속에 살아가는 신자의 정체성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예수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

23절은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그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계명대로 서로 사랑할 것이니라." 요한은 여기서 하나님의 계명을 단 두 가지로 요약합니다.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신자의 신앙과 삶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축약된 진리입니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다'(πιστεύσωμεν τῷ ὀνόματι, 피스튜소멘 토 오노마티)는 것은 단순한 동의나 감정적 수용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분의 이름, 곧 그분의 존재와 권위 안에 의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름'(ὄνομα, 오노마)은 히브리적 사고에서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존재 자체와 그에 담긴 권세를 나타내므로, 그 이름을 믿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주되심과 구원자 되심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명령은 ‘서로 사랑할 것’입니다. 이것은 요한복음 13장 34절의 ‘새 계명’을 반복하며, 단순한 윤리적 권고가 아닌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계명이며, 하나님께 속한 자는 반드시 사랑으로 그분을 나타내야 한다는 신적 요구입니다. 이 사랑은 '형제 사랑'(ἀλλήλους ἀγαπῶμεν, 알렐루스 아가포멘)으로 표현되며, 공동체 안에서 실천되는 구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이 사랑은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을 본받는 것이며, 아가페적 사랑, 즉 자기희생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이 두 가지, 믿음과 사랑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참된 믿음은 사랑으로 나타나며, 사랑은 믿음의 열매로 자라납니다. 마르틴 루터는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지만, 그 믿음은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사랑이라는 동반자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계명의 이중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신자의 삶이 전인격적 순종과 실천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안에 거하며, 성령으로 증거하심

24절은 이 계명을 지키는 자의 삶의 결과와 확신을 보여줍니다.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시나니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 여기서 ‘계명을 지킨다’(τηρῶν τὰς ἐντολὰς, 테론 타스 엔톨라스)는 말은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내면에 새기고 삶 속에서 살아낸다는 의미입니다.

‘거하다’(μένειν, 메네인)는 요한서신과 요한복음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으로, 인격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뜻합니다. 신자가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께서 신자 안에 거하신다는 것은 단지 상징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 연합의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신학적으로 ‘상호 내주’(mutual indwelling)라는 개념으로 설명되며, 우리가 하나님과 깊은 사귐 속에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 확신은 성령을 통해 주어집니다. 요한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신다는 것을 안다고 말합니다. 성령(Πνεῦμα, 프뉴마)은 하나님의 임재이며, 그분의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예수를 주로 고백하게 하시며, 우리 안에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주시는 분입니다. 로마서 8장 16절은 “성령이 친히 우리 영으로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라고 말하며, 성령은 내면의 증인으로서 우리 안에 하나님이 거하심을 확증해 주십니다.

초대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령은 사랑이며, 그 사랑이 우리 안에 거하실 때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이 증명된다.” 다시 말해, 성령의 임재는 감정적 체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명을 지키고 사랑으로 살아가는 실천 속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하나님과의 연합은 외형적 신앙 행위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우리는 진리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형제를 사랑하는 삶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성령의 내주하심은 우리를 그리스도를 닮게 하며, 날마다 주 안에 머무르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러므로 계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은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의 열매입니다.

결론

요한일서 3장 23절과 24절은 신자의 삶을 믿음과 사랑, 그리고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으로 요약합니다. 예수의 이름을 믿고 형제를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의 계명이며, 이 계명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 거하게 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심으로 그분의 임재를 확신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붙들고,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날마다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요한일서 3장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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