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존재 방식
하나님의 본성과 속성에 대한 조직신학적 고찰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분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바로 아는 것입니다. 조직신학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존재 방식, 곧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합니다. 본 글에서는 보수적인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존재 방식 중 다섯 가지 중심적인 교리를 살펴보려 합니다. 이 다섯 가지는 하나님의 영이심, 자존성, 단순성, 불변성, 무한성이며, 이들은 하나님의 절대성과 유일성을 설명하는 기초가 됩니다. 각 항목은 성경 말씀에 뿌리를 두고, 신자들이 하나님을 더욱 바르게 경외하며 신앙생활하도록 돕는 진리입니다.
하나님의 영이심: 물질이 아닌 인격적 존재
요한복음 4장 24절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이 구절은 하나님의 존재 본질이 육체적이거나 물질적인 것이 아님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공간에 제한받지 않으시며, 시간과 물질의 제약을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영으로서의 무한한 존재
하나님은 물질적인 피조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십니다. 그분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어디든지 계시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능과 전지, 전재(편재)의 속성을 지니십니다. 이는 곧 영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해 범주를 초월하는 분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신명기 4장 1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불 가운데서 너희에게 말씀하시되 너희가 음성만 듣고 형상은 보지 못하였느니라". 하나님의 영적 본질은 어떤 형상으로도 완전히 표현될 수 없습니다.
우상 숭배에 대한 경고
하나님이 영이시라는 진리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물질적 조각이나 형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에 대해 경고합니다. 출애굽기 20장 4절의 제2계명은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외적 행위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적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는 계시적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자존성: 스스로 계신 분
하나님의 자존성(aseity)은 하나님께서 그 어떤 존재나 원인에도 의존하지 않으시고, 스스로 존재하신다는 교리입니다.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을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I AM WHO I AM)라고 소개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자존성과 영원성, 불변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표현한 말입니다.
존재의 원인이 없는 존재
모든 피조물은 원인이 있어야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자체로 존재의 근원이시며, 그 누구에게서도 기원하지 않으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독립성과 완전성을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숭배나 창조 세계의 지원이 없어도 존재하시며, 그분의 존재는 자기 충족적입니다.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
하나님의 자존성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그분에게 있다는 사실과도 연결됩니다. 사도행전 17장 25절은 "또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니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심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주시는 분이지 받는 분이 아니시며, 그분 안에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단순성: 나뉘지 않는 하나의 본질
하나님의 단순성(simplicity)은 하나님 안에는 부분이나 조합된 요소가 없으며, 그 본질이 나뉘어지지 않는다는 교리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복잡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분의 본질과 속성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완전한 통일성을 지닌다는 의미입니다.
속성과 본질의 일치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공의이시며, 거룩이십니다. 그런데 이 속성들이 하나님의 본질에 따로따로 더해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속성과 동일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곧 하나님의 본질이며, 하나님의 정의 또한 그분의 본체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모순되거나 이중적인 성격을 지니신 분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줍니다.
실천적 적용: 신뢰의 근거
하나님의 단순성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신뢰하게 합니다. 하나님은 때에 따라 사랑과 공의, 또는 진리와 자비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언제나 자신에게 일치된 방식으로 역사하십니다. 이는 기도와 신앙생활 가운데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하나님의 불변성: 결코 변하지 않으심
하나님의 불변성(immutability)은 하나님은 그 존재, 성품, 계획, 약속에 있어 변하지 않으신다는 교리입니다. 말라기 3장 6절은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너희 야곱의 자손들아 소멸되지 아니하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성품과 약속의 변치 않음
하나님은 오늘이나 내일이나 동일하십니다. 그분의 사랑, 공의, 긍휼, 진리는 결코 시류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히브리서 13장 8절은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고 하여,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불변성을 확증합니다.
기도와 약속에 대한 신뢰
하나님의 불변성은 신자의 삶에 안정과 확신을 줍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바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은 변덕스러운 사람처럼 자신의 말씀을 뒤집거나 감정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십니다. 이사야 40장 8절은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고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무한성: 모든 제한을 초월하심
하나님의 무한성(infinity)은 그분이 시간, 공간, 능력, 지식 등 모든 영역에서 제한이 없으신 분이라는 교리입니다. 이는 곧 하나님의 전능(omnipotence), 전지(omniscience), 편재(omnipresence)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존재
시편 90편 2절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시간 속에 속한 분이 아니라, 시간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며, 그분의 임재는 특정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예레미야 23장 24절은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에 충만하지 아니하냐"고 하십니다.
능력과 지식의 무한성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며, 모든 일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욥기 42장 2절은 "주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보다 크시며,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일하시지만 언제나 완전하게 역사하십니다.
결론
하나님의 존재 방식은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초월하는 신비이지만, 성경은 우리가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계시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며, 자존하시며, 단순하시고, 불변하시며, 무한하신 분이십니다. 이 다섯 가지 교리는 단지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신자가 하나님을 경외하며 바르게 예배하고 온전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기초가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며, 그분의 본성과 성품을 점점 더 알아가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참 하나님은 인간처럼 제한되거나 변화하는 존재가 아니시며, 모든 완전성과 거룩함을 지니신 분이십니다. 이 진리는 우리의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신자의 믿음을 든든히 세우는 토대가 됩니다.
조직신학 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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