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째 주일 대표기도문
11월 첫째 주일 대표기도문
창조의 손길로 계절을 엮으시며 시간을 만드시는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영원 속에서 날들을 정하시고 그 안에 저희를 살게 하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바람 끝이 차가워지고, 나뭇잎들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땅에 내려앉는 이 11월 첫 주일 아침, 저희가 주님의 날을 기억하고 예배의 자리로 나아오게 하시니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한 해의 시작을 결심과 소망으로 열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들어와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걸어오게 하신 이 길 위에서, 저희는 많은 일들을 지나왔고, 많은 은혜들을 경험했으며, 때로는 고된 시험과 눈물의 골짜기도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의 끝마다 여전히 살아 계신 주님의 손길이 있었고, 주님의 음성이 있었으며,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이 시간 계절이 말없이 저희를 가르치듯이, 저희 마음도 말씀 앞에서 겸손히 배우게 하옵소서. 초록이 빛나던 봄, 생명력이 넘쳤던 여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결실로 맺는 가을이 지나가며 자연은 겨울을 준비하듯, 저희 또한 이제는 한 해를 정리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내면의 계절로 들어갑니다. 무성함보다 단단함을 택하고, 수고보다 성찰을 소중히 여기며, 마무리의 깊이를 알아가는 믿음의 자녀 되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 삶이 뿌린 대로 거두는 진리 앞에 서게 하시고, 이 시간 지난 열 달 동안의 삶을 주의 눈으로 되돌아보며, 헛된 일이 무엇이며 참된 열매가 무엇인지를 성령의 빛 가운데 분별하게 하옵소서. 보이지 않게 흘린 눈물도 기억하시고, 아무도 몰랐던 순종의 걸음도 헤아리시는 주님 앞에 저희가 부끄럽지 않게 하옵소서. 열매 없는 가지를 두려워하게 하시고, 남을 위해 소리 없이 땅에 떨어지는 한 알의 밀알 같은 삶이 진정한 열매임을 믿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희는 11월의 첫 주일을 맞으며 새로운 달을 주님 앞에 올려드립니다. 남은 두 달의 시간 속에서도 저희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시고, 아직 열매 맺지 못한 영역들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게 하시며, 주님께서 끝까지 함께하심을 믿고 다시 씨를 뿌리며 물을 주는 자로 서게 하옵소서. 결과는 주께 맡기되,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정직한 믿음을 저희에게 허락하옵소서. 올 한 해 동안 주께서 인도하신 길을 감사함으로 기억하며,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평범한 하루에도 은혜를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하시며, 남은 날들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게 하시고, 오늘이라는 이 하루가 얼마나 귀하고 신성한지를 다시금 새기게 하옵소서.
주님, 특별히 교회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주님께서 세우신 이 교회가 해마다 복음의 씨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맺는 건강한 공동체 되게 하옵소서. 올해 수고한 모든 부서의 일꾼들을 위로하시고, 그들의 섬김을 기억하여 주시며, 보이는 사역뿐 아니라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충성했던 손길들을 주께서 친히 붙드시고 보상하여 주옵소서. 새롭게 내년 사역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성령께서 미리 일꾼들을 세우시고 감동 주셔서 자원하는 자들, 자기를 드리는 자들이 일어나게 하시고, 기쁨으로 교회를 섬길 봉사자들이 믿음과 사랑으로 준비되게 하옵소서.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교회가 더욱 기도하게 하시고, 모든 부서와 기관, 전도회와 속회, 찬양대와 주일학교에 이르기까지 성령의 은혜가 충만히 부어져 더욱 깊은 결속과 회복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주님, 이 계절에 열매 맺는 삶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배우게 하시고, 그 열매가 세상에서의 성공이나 사람의 인정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과 진실함으로 나타나게 하옵소서. 우리 성도들의 삶이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성도의 열매 되게 하시고, 그 삶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옵소서. 특별히 질병과 어려움 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기억하셔서 육체에 고통 있는 자에게는 치유의 은혜를, 마음에 상처 입은 자에게는 하늘의 위로를 더하여 주시고, 삶의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자에게는 새로운 길을 열어 주옵소서.
이 시간 말씀을 전하실 목사님 위에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시고, 선포되는 말씀마다 저희의 삶을 깨우고 변화시키는 능력의 말씀이 되게 하옵소서. 낙심한 자에게는 위로가 되고, 교만한 자에게는 회개의 칼이 되며, 지친 영혼에게는 쉼을 주는 생수 같은 말씀이 되게 하옵소서. 목사님의 영육 간에 강건함을 더하시고, 주님 앞에서 겸손한 종으로 끝까지 충성하도록 은혜를 더하여 주시며, 그의 가정과 사역 가운데 하늘 문을 여시고 평강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주님, 이제 저희는 이 예배를 통해 새로운 한 달을 여는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이 예배가 한 달의 시작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영적인 문이 되게 하시고, 그 문을 통과하는 우리의 삶도 새롭게 변화되게 하옵소서. 오늘의 예배가 11월을 믿음과 감사로 살아가게 하는 능력이 되게 하시며, 예배의 자리에서 받은 감동이 일상의 자리에서 열매 맺게 하시고, 그 열매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고 교회는 더욱 부흥되며, 우리의 심령은 더 풍성해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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