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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15:23-28 강해, 부활의 순서, 하나님의 시간표

샤마임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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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질서와 종말의 완성,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 이루어질 영광

고린도전서 15장 23절부터 28절은 바울이 부활에 대한 교리적 진술을 넘어 구속사의 종말론적 정점으로 독자들을 이끄는 본문입니다. 이 단락은 부활의 순서, 그리스도의 통치, 만물의 복종, 그리고 하나님의 만유 통치라는 네 가지 핵심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헬라철학은 세계를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으로 이분화하며 육체적 현실보다는 비물질적, 내면적 완성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철저히 구속사적 관점에서, 부활이 실제적이고 질서 있는 역사이며, 그 완성은 하나님의 통치로 귀결된다고 선포합니다.

부활의 순서, 하나님의 시간표 (15:23)

“그러나 각각 자기 차례대로 되리니 먼저는 첫 열매인 그리스도요 다음에는 그가 강림하실 때에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요”(15:23). 바울은 부활이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철저한 계획 아래 순서 있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차례대로'(τάγματι)는 헬라어 군사용어로, ‘부대의 정렬’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속계획이 무질서가 아닌 정밀한 계획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첫째는 '첫 열매인 그리스도'입니다(참조, 15:20).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지 사건의 선례가 아니라, 부활 전체의 근거와 보증이 되는 결정적 사건입니다. 그분의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부활의 약속은 주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첫 열매는 나머지 수확 전체를 보증하는 것이며, 유대 절기의 초실절 전통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이 그 의미를 얼마나 깊이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레 23:10-11).

그 다음은 '그가 강림하실 때에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οἱ τοῦ Χριστοῦ), 곧 성도들의 부활입니다. 여기서 '강림하실 때'(ἐν τῇ παρουσίᾳ αὐτοῦ)는 예수님의 재림을 의미하며, 단지 개인적 죽음 이후가 아니라, 우주적 종말의 시점에서 모든 성도들이 영화로운 몸으로 부활하는 사건을 말합니다. 이는 고린도 교회가 헬라적 세계관에 물들어 부활을 상징이나 영적 은유로만 이해했던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부활은 실제로 육체가 다시 살아나는 사건이며, 이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완성됩니다.

마지막, 만물의 복속과 나라의 인도 (15:24-27)

“그 후에는 마지막이니 그가 모든 통치와 모든 권세와 능력을 멸하시고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칠 때라”(15:24). 바울은 여기서 부활의 종말론적 결과를 드러냅니다. '마지막'(τέλος)은 단순한 시간적 끝이 아니라, 목적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성도의 부활이 이루어진 이후, 주님은 모든 세상 권세를 멸하시고 그 통치를 아버지께 드립니다.

'멸하다'(καταργέω)는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권위를 무력화시키고 종속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말은 단지 세상의 권력이 파괴된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들이 하나님의 뜻 아래 완전히 굴복하게 된다는 구속사적 통치의 완성입니다. 세상의 모든 정치, 영적 권세, 사탄의 세력까지도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만물을 그 발 아래 복종하게 하셨다 하셨으니”(15:27). 이는 시편 8편 6절의 인용이며, 창조주 하나님의 목적이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는 구속의 절정을 가리킵니다. 아담에게 부여되었던 만물 통치권이 범죄로 인해 파괴되었지만, 마지막 아담 되신 그리스도께서 그것을 회복하시고 만물을 다시 하나님의 뜻 아래 두시는 장면입니다. 복종하다(ὑποτάσσω)는 단순한 굴복이 아니라, 화평 가운데 하나님의 질서 속에 다시 배열되는 창조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이 진리는 헬라철학의 영적 초월주의와 대조됩니다. 헬라 사상은 육체와 물질을 초극하고 해방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지만, 성경은 오히려 육체와 창조 세계가 하나님의 질서 안에 다시 회복되어야 할 영역으로 봅니다. 이는 부활이 단지 사람의 영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피조 세계 전체의 회복과 질서 재편이라는 전 우주적 회복을 동반하는 사건임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아들도 복종하심으로 하나님이 만유가 되시는 날 (15:28)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실 때에는 아들 자신도 그 때에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 이에게 복종하게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15:28).

이 구절은 삼위일체의 질서와 하나님의 최종적 주권을 선포하는 구속사적 선언입니다. 아들이 복종하신다는 이 구절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본질적 열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 사역의 완성을 위한 순종과 위임의 질서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들은 창조와 구속, 재림과 심판의 주권적 역할을 맡아 하나님의 사역을 완성하시고, 그 사역이 마쳐졌을 때 아버지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로운 영적 경륜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하나님이 만유의 주가 되신다는 것은 단지 권력의 집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이 본래의 자리로 회복되어 하나님 안에, 하나님으로 인해 존재하게 되는 창조 회복의 절정을 의미합니다.

헬라철학이 말하는 자아의 해방은 결국 인간 중심의 영광을 추구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영광은 모든 것이 하나님 안으로 수렴되고, 하나님만이 높임 받는 상태입니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종말이며, 우리가 소망해야 할 부활의 끝입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우리의 순종을 낳고, 그분의 통치는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시키며, 우리는 그 안에서 참된 안식과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결론

고린도전서 15장 23-28절은 부활이 단지 한 개인의 소망이나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하신 질서와 목적 속에서 역사되는 구속사의 중심 사건임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되며, 그의 재림 때 성도들의 부활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만물의 복종과 나라의 바침을 통해 하나님이 만유가 되시는 영광스러운 결말로 귀결됩니다. 이 종말론적 비전은 단지 미래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방향과 의미를 결정하는 복음의 능력입니다. 부활은 질서입니다. 부활은 복종입니다. 그리고 부활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는 완전한 예배입니다. 우리가 그 여정 가운데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도 주님의 다스리심을 찬양해야 합니다.

고전 15장 구조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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