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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저자의 의도 이렇게 파악하라!

샤마임 201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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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 저자의 의도 이렇게 파악하라!

 



 

<독서의 기술>의 기술을 저술한 모티머 J. 애들러는 읽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를 이렇게 풀어냈다.


“쓰는 이는 뼈대로부터 출발하여 거기에다 살이나 의상을 붙여서 뼈대를 ‘에워싸려고’ 하지만, 읽는 이는 숨겨져 있는 뼈대를 ‘들추어내려고’ 한다.”


애들러의 예리한 분석은 독서법과 작문법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면서, 독서와 작문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정보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다. 어떻게 보면 독자와 저자는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의 의도를 글로 표현하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감추어질 수 있으며, 독자들에게 술래가 되어 나의 의도를 찾으라는 요구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글을 쓰기 전 충분히 글의 개요와 의도를 드러내지 않으면, 독자는 종종 책을 읽다가 미궁에 빠진다. 독자 또한 저자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다면 책을 읽는 데 훨씬 수월하다. 논리와 논지가 분명하고, 논리적 단계를 이해할 수 있으면 책을 박진감과 속도감 있게 읽어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독자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거나 저자의 입장에서 글을 읽어야 샛길에 빠지지 않는 법이다.


애들러는 나아가서 충분히 숙달된 독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책에서 각 부와 그 연결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것은 나쁜 책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아무리 읽어도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책은 책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훌륭한 독자가 되려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애들러는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책은 저자가 어떤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그 답으로 그 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저자의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까?


질문을 만들어라!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애들러는 책의 내용을 답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반추하여 질문을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저자라는 것은 하나 내지 일련의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책에 씌어 있는 것은 그 대답이다. 저자는 애써서 만들어낸 대답을 독자에게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질문까지는 가르쳐 주지 않을는지는 모른다.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그 질문을 될 수 있는 대로 정확하게 만들어보는 것이 독자가 할 일이다.”(90)


예를 들어보자. ‘교육은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는 주장을 편다고 생각해보자. 저자는 무슨 의도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이 주장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왜 교육은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바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에 사랑이 없으면, 전인격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교육을 돈벌이의 수단이 되면, 결국 피상적인 교육과 수단화된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답을 내놓을 것이다. 질문은 곧 답으로 이어지고, 질문을 통해 책의 내용에 대한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질문이 만들어지면 그에 대한 답을 기대하며 책을 읽어 나간다. 그러면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 내용인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질문 없이 독서하면 ‘책의 요점이나 주제를 잡는 방법이 몹시 빗나가거나 구조의 개설이 엉망진창이 되기도’ 한다.(91) 필자가 현재 읽고 있는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은 인문고전 독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 책 안에는 인문학 고전을 통해 성공하고 탁월한 업적을 남긴 영웅들의 이야기가 수 없이 제시되어 있다. 이 책에 질문을 던져보자. 왜 인문학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그 답은 인문학 고전이 가장 올바른 교육의 수단이며, 이로 인해 전인격적이며 성공적인 교육이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유추해보면, 이렇게 허다한 예들이 많은데도 일반학교는 왜 인문학 고전을 읽히지 않고있는가에 대한 문제로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저자의 프롤로그(또는 후기)를 보라.


저자의 프롤로그(서문) 또는 후기는 책을 읽어보지 않고도 저자의 의도를 쉽게 간파하는 유용한 단서이다. 대부분의 저자들은 이러한 서문이나 후기를 통해 자신의 저술의도를 밝힐뿐 아니라 책의 전반적인 구조까지 밝히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우스갯말로 책을 읽지 않고도 책을 읽었다고 뻥치 수 있는 능력(?)을 단 몇 분 안에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김기현 목사의 <글쓰는 그리스도인>이란 책의 프롤로그를 보자. 이곳에서 자신의 저술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내가 책을 쓰게 된 저간의 사정을 말해볼까 한다. 나는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지라 서평을 쓰게 되었고, 그 결과를 [공격적 책읽기]와 [공감적 책읽기]로 묶었다. -중략- 고통은 내 신학과 목회, 개인 경험을 꿸 수 있는 화두와 같다. 그리하여 [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가 탄생했다.”


결론을 내려 보자.


저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을 답으로 보고, 그에 상응하는 질문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책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분명하게 가려진다. 또한 더 요긴하고 분명한 정보는 저자의 프롤로그(서문)나 에필로그(후기)를 살펴보면 된다. 일단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면 독서는 더 능동적이 되고, 저자의 논리에 함몰되어 길을 잃고 방황하지는 않을 것이다.



독서의 기술
국내도서>인문
저자 : 모티머 J. 애들러 / 민병덕역
출판 : 범우사 199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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