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달콤한 로그아웃
바보 만드는 인터넷에서
logout하라!
예견된 일이었다. 인터넷이 나오면서 매스컴은 신천지라도 올 것처럼 떠들어 댔지만 역사를 조금이라고 공부한 사람이라면 얼마나 엉터리 주장인지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일반 인터넷 중독자가 아니다. 그는 인터넷 없이는 밥줄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신문 기자이다. 그런 그가 Logout했다. 디지털의 독한 유혹을 이겨내고 장장 6개월 동안 아날로그로 살아갔다. 손으로 글을 쓰고, 편지를 보내고... 일초가 급한 기자가 그렇게 한 것이다. 그리고 6개월 후 그가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 난 것일까?
궁금해요?...
그럼 이 책을 읽어봐!
우린 착각한다.
인터넷을 하면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고.
우린 착각한다.
인터넷을 하면 여유시간이 더 많이 질 것이라고.
우린 착각한다.
인터넷을 하면 정보에 바다에 빠져 천재가 될 것이라고.
우린 착각한다.
인터넷을 하면 더 행복해 질 것이라고...
이 모든 착각은... 자유다! 그러나 대가는 혹독하다.
인터넷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지도 못하고, 여유 시간을 만들어 주지도 못하고, 천재는 더더욱 아되며 더욱 바보가 되며, 행복은 커녕 불행과 인터넷 접속시간과는 정비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터넷 중독에 빠진 신문 기자는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을 되돌아 보면서 인터넷을 끊기로 작정?한다.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 스스로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이 책은 저자의 결단을 행동으로 보여준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책이다. 하루하루 자신의 심적인 상태와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변화들을 치밀하게 기록해 나간다. 읽고 있노라면 마치 알콜중독자나 마약 중독자의 회복기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금단 현상으로부터, 세상에서 격리 되었다는 두려움, 현실과 사이버 공간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함으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상현상을 겪는다.
로그아웃하고난 후 무엇이 좋아졌는가?
그러나 점점 삶의 여유와 지혜를 배우게 되고,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재미와 깊이를 체득해 나간다. 또한 로그아웃함으로 전에 미쳐 깨닫지 못했던 인터넷의 악영향을 감지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의 현란의 화면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등이다. 또한 책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저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 로그아웃 하면서 책을 읽는 낭만을 되찾았다는 말이다.
심지어 빠르다고 생각했던 인터넷을 끊고나니 책을 읽을 시간을 더 많이 확보했고, 가족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널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말을 직접 인용해 보자.
"현재 내가 아날로그한 삶을 살기 때문에 남는 시간이 많아져서 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만의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매일 밤 두시간씩 글을 쓰고 있으며, 그것도 꽤 잘써진다. 또한 심리상태는 평안 그 자체다."(101)
자 어떤가! 저자의 삶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인터넷이 더 바쁘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로그아웃하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이 책 속에는 여러 사상가들의 주장과 논문, 또는 책들이 소개 되고 있는데 이것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이덱거의 <존재와 시간>, 페르난두 페소아의 <동요의 서>, 발터 베냐민의 <친화력>,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 등 저자는 잡다한 지식과 관심에 이끌려 여러 책들을 뒤적거리며 자신의 상황을 유비해 보는 듯 하다. 어쨋든 책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뽀빠이의 별사탕처럼 달콤한 이야기들이다.
지혜로워지고 싶은가?
그럼 당장 컴퓨터를 꺼!
달콤한 로그아웃 - 알렉스 륄레 지음, 김태정 옮김/나무위의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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