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한눈에 보기 구약
성경 한눈에 보기 구약
전희준 / 이레서원
새해 계획을 세워보자. 어떤 계획을 세울까? 필자는 항상 세우고 실패한 것 중의 하나가 성경 통독이다. 통독보다는 묵상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통독을 마치지 못한다. 하지만 성경은 주기적으로 통독해야 한다. 통독은 성경 전체를 한 눈에 보게 한다. 필자가 성경을 통독할 때는 2주나 한 달 정도의 짧은 기간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단 번에 읽어 나간다. 어떨 때는 3일 정도 하루 종일 성경을 읽어 가면서 1독을 마치기도 한다. 만약 성경 통독을 하고 싶다면 평삼주오 방식이 아니라 단번에 읽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성경 통독은 절대 곧바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니다. 충분히 성경을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읽고 성경의 흐름을 알고 시작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성경은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겹치고 엇갈린다. 특히 열왕기와 역대하는 본문까지 비슷한데다 동일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시편의 경우 출애굽부터 포로귀환가지의 전 역사에 걸쳐 기록된 시를 모아 편집한 것이라 시대를 가늠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개론서는 필히 읽어야 한다.
전희준 목사의 <성경 한눈에 보기 :구약>을 보자마자 적절한 시기에 참 나라왔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얼마나 시기적절하고 귀한 책인가? 책을 펼치자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는데, 이전처럼 총론이나 개론서와는 약간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중요한 부분은 요약하는 동시에 중요한 성경 구절을 추가하여 설명하는 방식이다. 신박한 구성 방식에 놀라 저자의 약력을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저자인 전희준 목사는 오랜 기간 일반 신도로서 신앙생활을 했고, 기회를 타서 합동신학교와 영국의 고든 콘웰 신학교에서 Th.M을 마쳤다. 다시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Ph.D 학위까지 받았다. 아마도 성경을 알고 싶어 목말라하던 시기와 그 마음을 가지고 집요하게 파고든 신학의 세계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낸 덕분이 이러한 책이 나왔으리라 믿는다.
‘재미있는 성경’이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어 직접 방문해 구독하고 몇 개의 동영상을 들었다. 신학을 해본 사람은 경험하는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성경을 쉽게 가르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다. 성경을 읽고 또 읽고 충분히 전체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동시에 불필요하게 어려운 부분은 과감하게 배제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버리기가 너무너무 힘들다. 이러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많은 시간과 포기의 훈련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전희준 목사의 유튜브는 많은 학업적 진보를 이루었음에도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성경을 명료하고 간략하게 소개한다. 누구나 듣고 고개를 끄떡일 수준이다. 아마도 녹화를 위해 각본(脚本)을 짜면서 버리고 또 버리기를 시도했을 것이 뻔하다.
목차는 구약성경의 순서를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이전의 통독 서적처럼 스토리만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서두에서 소개할 성경의 전체 흐름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후로는 사건별로 중요한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해설한다.
“야곱의 열두 아들 전체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세워질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요셉의 이야기는 단지 요셉이 훌륭했다는 내용을 알려 주려는 것이 아니에요.”(27쪽)
내용은 평이하지만 중요한 핵심을 추려내어 말끔히 정리한다. 성경을 처음 통독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해도 좋겠다 싶다. 전체와 부분을 적절하게 아우른다. 예를 들면 왕상 10:9을 인용하고 설명하면서 신명기 17장에서 규정한 왕의 자격에서 말을 많이 두지 말라는 부분을 언급한다.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는 방식을 취하는 동시에 필요한 부분은 상세히 설명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다.
저자의 의도인지 명확치 않으나 내용은 하나님의 나라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해석한다. 해석에 있어서 장단점이 분명히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관점은 직선론적 역사관과 더불어 성경해석에 일관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
참 좋은 책이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성경을 통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멋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곁에 두고 성경과 친해지는 2022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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