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 참여 그리고 선물, 토드 빌링스 / 송용원 옮김 / 이레서원
칼뱅 참여 그리고 선물
토드 빌링스 / 송용원 옮김 / 이레서원
좋은 책입니다.
행위 구원론에 빠진 중세의 신학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길을 최대한 인간 행위가 구원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루터는 그가 의도했던 하지 않았든 이신칭의라는 정형화된 교리를 만들어 냈다. ‘오직 은혜’를 강조했던 루터의 신학은 불가피하에 행위 자체를 소홀히 여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위험성을 감지한 칼뱅은 루터의 신학을 흡수하는 동시에 소외된 행위의 문제를 보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칼뱅은 철저히 루터의 ‘이신칭의’를 수납하는 동시에 성화에 무게를 두게 된다. 그의 <기독교 강요>가 실천적 삶을 강조한 이유는 이러한 종교사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교리적으로 몹시 중요하고 예민했다.
이 책은 저자인 토드 빌링스의 박사학위 논문을 정리해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부제는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지만 ‘연합’보다는 ‘참여’에 무게 중심을 두고저술했다. 칼뱅 신학에 있어서 ‘선물’ ‘연합’ ‘참여’는 묘한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저자는 1장에서 선물이 갖는 특징을 구매되지 않지만 ‘숨겨진 비밀’(19쪽)이 존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선물은 답례를 암묵적으로 요구하며, 그로 인해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 ‘적대감을 극복’(20쪽)한다고 말한다. 즉 선물은 일방적이지만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호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선물에 대한 이해는 믿음과 행위의 관계를 예리하게 유비시키는 설명이다.
“칼뱅의 신학은 인간의 사랑과 성화를 가르치되 그것을 성령의 전달과 주입의 관점에서 말하기에, 인간과 그의 능력은 성령을 통해 사용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인간의 사랑의 행위는 결코 칭의나 영원한 생명을 얻을 ‘공로’가 되지 못하며 이는 하나님께 바치는 자발전인 찬양의응답이다.”(35쪽)
칼뱅은 성화를 성령에 의해 주도된 응답이라고 말한다. 즉 성령이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짐으로 성령은 신자 안에서 활동하여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거룩한 행위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의지는 ‘인간의 인격에 강압적으로 작용하지 않’(76쪽)으며, 자발적으로 순종하게 된다. 칼뱅 이러한 주장은 삼위일체 신학의 불가피한 필요인 동시에 적합한 설명이다. 성부와 성자, 성령의 연합에 의해 구원이 완성되는 것이다.
성령의 내주하심으로 거듭난 신자들은 억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 참여’(89쪽)를 하게 된다. 거듭난 신자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며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거룩에 참여한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은혜의 방편으로 허락한 기도와 성찬을 선물로 받는 동시에 그것들을 활용하여 ‘창조와 구속의 목적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193쪽)가는 것이다. 저자는 5장 ‘참여와 율법’이란 제목으로 참여의 능동적 부분을 섬세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칼뱅이 왜 신학적인 측면에서 종교개혁의 완성자로 칭송을 받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칼뱅주의가 민주주의 토대가 되고, 종교개혁의 원동력이 되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칼뱅주의 신학은 화란과 영국을 점령하고 이후 근대 교회사와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칭의와 행위는 지금도 논란 중이다. 하지만 그러한 논란은 칼뱅의 신학을 주의깊게 보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칼뱅의 참여의 개념은 그리스도인들의 성화가 율법적인 억지가 아니라 성령에 의해 주도된 자발적 발로이다. 칼뱅이 진정한 경건은 기도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오직 기도를 함으로 증명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나님의 성령을 받은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여 밤낮으로 읽고 순종하는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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