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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 22장 강해

샤마임 2025.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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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너머의 신앙: 분열을 막고 연합을 이루는 제단의 교훈

여호수아 22장은 요단강 동편의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가 사명을 마치고 본토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되며, 이후 그들이 세운 제단으로 인해 공동체 안에 긴장이 생기는 사건을 기록합니다. 이 장은 지리적 경계가 공동체를 분열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신앙적 분별이 필요한지를 가르쳐 줍니다. 본문을 묵상하면서, 우리도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서 오해와 분열이 아닌 화해와 연합을 이루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사명을 다한 자에게 내리는 축복 (1-9절)

여호수아는 요단강 동편 지파들에게 사명을 다했다고 칭찬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허락합니다. 이들은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해 명령하신 대로, 가나안 땅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형제 지파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민 32:17). 그들은 약 7년에 걸친 정복 전쟁 동안 요단 서편의 형제들과 끝까지 함께하며, 한 명의 탈영도 없이 충성스럽게 싸움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의 충성은 단지 명령 수행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이스라엘 공동체에 대한 헌신의 열매였습니다.

 

그들이 맡은 사역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의 가족과 소유를 동편에 남겨두고, 가나안 땅에 함께 들어가 싸우는 일은 이타적인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들의 헌신과 신실함을 인정하며, 그들이 이제 평안히 돌아가되, 여호와께 받은 율법을 끝까지 지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에 순종할 것을 권면합니다. "오직 여호와의 종 모세가 너희에게 명령한 명령과 율법을 힘써 지켜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모든 길로 행하며 그의 계명을 지켜 그에게 친근히 하고 너희의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여 그를 섬길지니라"(5절).

 

이 말씀은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을 지키는 영적 삶의 핵심을 요약한 명령입니다.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여”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בְּכָל־לְבַבְכֶם וּבְכָל־נַפְשְׁכֶם'(b’khol-levavkhem u’v’khol-nafshkhem)으로, 전인격적 충성을 뜻합니다. 이는 신명기 6:5의 '쉐마'와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 헌신을 강조합니다.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는 축복과 함께 많은 재산과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갑니다. 그들은 사명을 다했으며, 하나님도 그들의 충성됨을 인정하셨습니다. 이처럼 사명을 감당한 자에게는 하나님의 풍성한 보상과 공동체의 인정을 주시는 원리가 본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해의 제단, 위기의 순간 (10-20절)

문제는 이들이 요단강 동편으로 돌아가면서, 요단 가까운 가나안 땅에 큰 제단을 쌓으면서 발생합니다(10절). 이 제단은 히브리어로 'מִזְבֵּחַ גָּדוֹל לְמַרְאֶה'(mizbeach gadol lemar'eh), 즉 '크고 눈에 띄는 제단'이었습니다. 그 형상이 너무나도 위엄 있어 보였기에, 본토에 남은 아홉 지파 반은 이 제단을 ‘배교’로 간주하게 됩니다.

 

그들은 즉시 전쟁을 준비합니다. 이는 율법에 근거한 행동이었습니다. 신명기 13장에 따르면, 우상숭배를 조장하는 자는 공동체에서 제거되어야 했고, 이는 모압 평지에서 배운 피누하스의 열심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정당한 분노로 반응한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아무리 의로운 분노라도, 진실을 듣기 전에 판단하는 것은 공동체를 분열로 이끕니다. 아론의 손자 피느하스를 포함한 대표단이 직접 동편 지파를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은 성숙한 신앙 공동체의 모범입니다. 그들은 전쟁을 벌이기 전에 먼저 그들의 의도를 듣고자 했고, 이 만남은 오해를 푸는 계기가 됩니다.

 

이처럼 공동체 내의 갈등과 긴장은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교회는 분열되기도 하고 더욱 강해지기도 합니다. 초대교부 요한 크리소스톰은 “공의로 무장한 이들이라도 사랑 없이는 진리를 꿰뚫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 바로 이 장면에 정확히 적용되는 말입니다.

 

증언의 제단, 연합의 고백 (21-34절)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는 이 제단이 제사를 위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후대의 증거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이는 우리 사이에 여호와께서 계신 줄을 후일 너희와 우리의 후손이 알게 하려 함이라"(27절).

 

여기서 '증거'(에드, עֵד)는 히브리어로 ‘증언’ 혹은 ‘계약의 증거’를 의미하는 법적 용어입니다. 제단은 제사를 위한 곳이 아니라, 신앙적 정체성과 연합을 상징하는 기념물이었습니다. 즉, 이 제단은 분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 됨을 지키기 위한 ‘표징’이었습니다.

결국 피느하스와 이스라엘 자손은 그들의 설명을 받아들이며,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증거로 이 제단을 인정합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공동체는 위기에서 구원받습니다. 이는 공동체 안에서 오해를 극복하는 가장 성경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대화와 경청,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대한 공통된 헌신이 있을 때, 갈등은 오히려 연합의 기회가 됩니다.

 

이 사건은 구속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예표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분열을 위한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목을 위한 ‘증거의 제단’입니다. 에베소서 2장 14절에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중간에 막힌 담을 헐어 하나 되게 하신 분”이라 말합니다. 여호수아 22장은 구약 시대의 공동체 안에서도, 이 화목과 연합을 지키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를 깊이 보여줍니다.

 

결론

여호수아 22장은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연합이 단순히 지리적 가까움이나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오해와 갈등의 순간에도, 하나님의 뜻을 경청하고 대화하며 연합을 지키는 것이 공동체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러합니다. 눈에 보이는 제단보다, 그 안에 담긴 믿음과 의도가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제단을 쌓고 있습니까? 그것이 증거가 되어 다음 세대에 믿음을 전하는 구조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호수아 장별 요약 및 강해

여호수아 장별 요약과 각 장의 강해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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