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장 강해
출애굽기 2장 강해
출애굽기 2장은 크게 네 개의 주요 장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모세의 출생과 구원 (2:1–10)
- 모세의 정의감과 미디안으로의 도피 (2:11–15)
- 모세의 미디안 정착과 결혼 (2:16–22)
- 하나님의 기억과 구속의 예고 (2:23–25)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출애굽기 2장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섭리와 부르심,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구속사의 흐름을 함께 묵상해보려고 합니다. 출애굽기 1장에서 우리는 고통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백성과 그 가운데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절망의 시기 속에서 한 아이의 출생으로부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서서히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본문을 읽어 봅시다.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를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일하시며, 가장 어둡고 불가능한 순간 속에서 구속의 문을 여시는 분이십니다. 모세의 출생과 그 이후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 그리고 부르심의 비밀을 깊이 있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 함께 말씀 속으로 들어가 묵상해 봅시다.
모세의 출생과 구원 (출 2:1–10)
출애굽기 2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레위 가족 중 한 사람이 가서 레위 여자에게 장가 들어 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니"(출 2:1-2). 여기서 부모의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훗날 출애굽기 6장에서 아므람과 요게벳임을 알게 됩니다. 이 아기는 단순한 한 가정의 자녀가 아니라, 이스라엘 구원의 서막을 여는 인물로서 하나님의 주권적 계획 아래 태어난 존재입니다.
출애굽기 1장에서 바로는 남자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고, 생명은 철저히 위협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이를 보며 "그가 잘 생긴 것을 보고"(출 2:2), 그를 숨겼다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잘 생겼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tov), 즉 '좋다', '선하다'는 의미로,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창조를 보시며 하신 말씀과 동일한 표현입니다. 이 아이에게는 단순한 외모 이상의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아기는 갈대상자에 담겨 나일강에 띄워지고, 그것을 애굽 왕의 딸이 발견하여 양자로 삼게 됩니다. 인간적으로는 절박한 보호 수단이었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구원의 통로였습니다. 여기에는 놀라운 역설이 있습니다. 생명을 죽이려 한 바로의 궁전이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자를 키우는 요람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계산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작동합니다. 우리도 삶에서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처할 때, 그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계획을 믿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모세의 정의감과 미디안으로의 도피 (출 2:11–15)
모세가 장성한 후, 자신이 히브리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백성의 고통에 동참하려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는 애굽 사람이 히브리 사람을 치는 것을 보고 의분을 품고 애굽 사람을 처죽입니다(출 2:11-12). 여기서 '보다'(히브리어 (ra'ah))는 단순한 시각적 관찰이 아니라, 마음 깊이 상황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능동적 결단을 의미합니다. 모세는 그저 감정적 충동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억압받는 백성에 대한 동화와 참여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행동은 곧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튿날 두 히브리 사람이 싸우는 장면을 말리자, 오히려 비난을 받습니다. "누가 너를 우리의 재판관으로 삼았느냐? 네가 애굽 사람을 죽인 것처럼 나도 죽이려 하느냐?"(출 2:14) 이는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도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스스로 구원자의 자리에 서려고 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과 시기, 방법은 인간의 판단과는 달랐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이라도, 그 부르심에는 시기와 과정이 있습니다. 조급함은 때로는 하나님의 일보다 자신의 정의감을 앞세우는 결과를 낳습니다. 모세는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느꼈지만,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영적 성숙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미디안에서의 은둔과 훈련 (출 2:16–22)
모세는 도피하여 미디안 땅에 이르게 되고, 이방 제사장인 르우엘(또는 이드로)의 딸들을 돕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그는 십보라와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그는 이방 땅에서, 외롭게,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다시 준비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특별히 22절에서 그가 아들의 이름을 게르솜이라 짓고 말하기를, "내가 타국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라"(출 2:22) 했는데, 이 말은 단순한 외적 상황의 설명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 존재의 정체성을 다시 붙잡는 고백입니다. 모세는 미디안에서 실패자로 도망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 훈련받고 정결케 되는 시간을 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미디안의 시간은 예수님의 광야, 바울의 아라비아와 같은 신비로운 준비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조용히 잊힌 곳에서 단련됩니다. 그 시간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이스라엘 전체를 이끌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억과 구속의 예고 (출 2:23–25)
이 장의 마지막은 이렇게 기록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을 기억하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언약을 기억하사"(출 2:23-24). 여기서 '기억하다'(히브리어 (zakar))는 단순한 상기 수준이 아니라, 언약에 대한 신실한 실행을 위한 행동적 기억입니다. 하나님은 백성의 고통을 무시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듣고, 보고, 알고, 움직이십니다.
우리도 때로는 하나님이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신다고.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언약 안에서 당신의 백성을 기억하시며, 구원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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