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교회 생각
교회 다닌다고 말도 못하고
서청원 외 7명 / 무근검
코로나 시대의 교회 생각
정말 귀한 책이다. 일 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어 내야 하는 서평가로서의 고충은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진 다른 책들을 계속해서 읽고 서평 하는 것이다. 기독교 서적을 많이 읽어보면 출간되는 85%의 저자는 목사들이다. 책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나에게 일반 교인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목말랐다. 코로나 19로 인해 예배는 온라인화 되었고, 가나안 교인들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니 이제는 일반교인들과 가나인 교인들과의 구분은 모호해졌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여전히 가나안 교인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논쟁 자체가 불필요해질 만큼 시대는 변했다. 이제는 다시 교회가 무엇이고, 신앙이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할 상황에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평범한 신앙인들의 이야기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고, 교회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청량하다. 30대의 다양한 직종을 가진 8명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코로나 시대에 어떤 생각을 할까?
이 책은 서면 인터뷰 형식으로 원고가 만들어진 독특한 책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자는 모두 8명이며, 모태신앙 두 명과 31년 차부터 6년 차까지 다양한 30대 직장인들이다. 30대라는 젊은이들의 관점이 녹아 있다. 모두 동일한 관점을 지닐 수는 없으나 분명히 드러나는 공통점은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교회에 스며든 권위주의적 성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그리스도인 것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마지막 한 가지를 더 추가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명확한 구별을 강조하지 않는다.
31년 차인 서청원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개인의 신앙과 영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개인의 것이 아닌 공동체의 것’(14쪽)을 차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모태신앙인 신상준은 ‘홀로 존재’(64쪽)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코로나라는 위기가 기회인 이유는 결국 대중적 신앙의 양태를 너머 다시 고독자로서 하나님께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이자 6년 차인 이윤희는 코로나가 끝나면 ‘교회 식구들 밥을 차려 드리고 싶’(98쪽)다고 말한다. 홀로 신앙생활을 하는 그녀는 신앙공동체와 함께 교제를 하는 것이 그립다고 말한다. 신앙생활이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하나님의 일하심을 신뢰한다. 하지만 삶의 고뇌는 끝나지 않았고, 결혼 생활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고백한다. 모태신앙이며 출판 편집자인 정유진은 신앙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에 대해 알아 가고 그 뜻에 순종하게 되는 것’(213쪽)이라고 말한다.
50대에 들어서 필자에게 젊은 신앙들의 인터뷰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세대의 기독교인들은 한 마디로 ‘답정너’들이다. 물론 획일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저자들은 확신하는 동시에 고뇌한다. 저마다의 다른 관점에서 교회와 신앙생활을 말하지만 연로한 이들보다 자유롭고 개인적이다. 30대의 기독교인의 시각을 담았다는 점에서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책이 분명하다. 하지만 질문이 너무 획일적이라 그런데 두세 저자를 읽고 나면 동일한 패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반 이후부터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각 개인들의 독특한 점을 부각해 차별화시켰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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