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5:18 멸망에 이르는 순종, 생명에 이르는 순종
한 사람의 순종으로 임한 생명의 길
로마서 5장 18절은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조하며 구속사의 핵심 원리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 5:18). 이 말씀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인류의 비극과, 또 다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완성된 하나님의 구원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본문은 단순한 논리적 비교를 넘어, 인간의 운명을 갈라놓은 두 사건—범죄와 순종, 죽음과 생명—을 통하여 구속사의 흐름을 명확히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중심으로, 아담의 불순종과 그리스도의 순종 사이에 숨겨진 하나님의 깊은 뜻을 상징적 언어를 통해 살펴보며, 우리 삶 속에 적용되는 생명의 의미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범죄 – 문을 닫은 자 (롬 5:18 상)
본문은 먼저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 범죄’는 아담의 범죄를 가리킵니다. 창세기 3장에서 아담은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고, 그 결과로 죄가 세상에 들어왔으며 모든 사람이 정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히브리어 ‘죄’에 해당하는 단어 ‘חָטָא’(하타)는 ‘과녁을 빗맞추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목표에서 벗어난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담은 하나님께서 여신 생명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린 자였습니다. 그의 범죄는 단지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온 인류의 문을 죄와 죽음으로 잠가버린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가 선택한 불순종은 에덴의 풍요를 폐허로 바꾸었고, 인간의 마음속에 닫힌 문, 곧 하나님과의 단절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습니다. 이 한 범죄는 인간 모두를 ‘정죄’라는 무거운 굴레 아래 묶어두었습니다.
이 정죄는 단지 법적인 선고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생명에서 끊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간은 이제 자신을 구원할 능력을 상실한 채,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정죄의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안으로도 밖으로도 열 수 없는 절망의 장벽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속사는 그 닫힌 문에서 다시 열린 문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한 의로운 행위 – 문을 여신 자 (롬 5:18 하)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여기서 ‘한 의로운 행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순종을 가리킵니다. 바울은 필립보서 2장에서 그리스도께서 죽기까지 복종하셨다고 말합니다(빌 2:8). 이는 단지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한 대속의 행위이며,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이루신 순종의 절정입니다.
히브리어 ‘의’에 해당하는 ‘צֶדֶק’(체덱)은 관계 안에서의 올바름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깨졌던 언약의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는 열쇠였습니다. 그분은 닫힌 생명의 문을 여신 분입니다. 십자가는 인간이 닫은 문을 다시 여는 하나님의 손잡이이며, 그 문은 다시는 닫히지 않을 영원한 생명의 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단지 도덕적인 완전함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죄로 인해 닫힌 길을 여신 구원의 길이었습니다. 그분은 열린 문이 되셨고(요 10:9), 누구든지 그 문을 통과하면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문’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구속사 전체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마련하신 새로운 창조의 출입구입니다. 아담이 닫은 문은 인간 스스로 열 수 없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피로 그 문을 여셨습니다. 이는 단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은혜의 흐름입니다.
많은 사람 – 문을 지나는 자들 (롬 5:18 전체)
본문은 ‘많은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단지 숫자의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성과 구속의 확장을 상징합니다. 아담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 사람이 죄 가운데 들어간 것처럼, 예수 한 사람으로 인해 그 구속이 ‘많은 사람’에게 확장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적 상징 속에서의 ‘여러 사람’이라는 개념이 개인의 구원만이 아닌, 공동체적 구원과 하나님의 나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문을 열었고, 이제 그 문을 지나 생명으로 나아가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입은 자들이며, 그분의 피로 새 옷을 입은 자들입니다. 구약에서 홍해를 지나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우리는 정죄의 물결을 건너 생명의 땅으로 인도받는 자들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제 새로운 문을 지나며,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 의 안에서 살아갑니다.
이 ‘많은 사람’ 안에는 우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닫힌 문 앞에서 두려워하며 서 있는 자들이 아니라, 열린 문을 지나 은혜의 왕국으로 들어간 자들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이들이 그 문을 지날 수 있도록 초청하는 자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단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생명의 문입니다.
결론
로마서 5장 18절은 인간의 역사를 결정지은 두 인물, 아담과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사의 본질을 요약합니다. 아담은 문을 닫은 자였고, 그리스도는 그 문을 여신 분입니다. 한 범죄로 정죄가 임했고, 한 의로운 행위로 생명이 주어졌습니다. 우리는 정죄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자들이며, 이제는 열린 문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온전한 교제 속에 들어간 자들입니다. 이 진리는 단지 교리적 진술이 아니라, 삶의 실제를 바꾸는 구원의 선언입니다. 그 문은 오늘도 열려 있으며,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인해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은혜의 문을 통과한 자로서, 생명을 누리고, 생명을 전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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