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 강해 2:18~23 마지막 때와 적그리스도의 출현
마지막 때에 드러나는 적그리스도의 정체
요한일서 2장 18절부터 23절까지는 마지막 때에 나타나는 영적 혼란과 적그리스도의 실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단지 종말에 관한 예언적 발언이 아니라 당시 공동체 내에 실제로 발생하고 있었던 이단 문제에 대한 직설적인 대응입니다. 사도 요한은 마지막 때에 나타나는 적그리스도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공동체를 떠난 자들을 지적하며, 진리에 대한 분별력을 갖출 것을 성도들에게 요청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적그리스도의 실체가 무엇이며, 참된 신자는 어떻게 진리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살펴보며 하나님의 뜻을 더 선명하게 깨닫고자 합니다.
마지막 때와 적그리스도의 출현
18절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이들아 지금은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오리라는 말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 여기서 '아이들아'(παιδία, 파이디아)는 요한이 사랑과 권위의 마음으로 성도들을 부르는 목회적 호칭입니다. 그는 신자들이 현시대를 '마지막 때'(ἐσχάτη ὥρα, 에스카테 호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마지막 때'는 단지 시간의 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 이후부터 재림까지의 모든 시대를 포괄하는 신학적 개념입니다.
그런데 요한은 '적그리스도'(ἀντίχριστος, 안티크리스토스)가 올 것이라는 교훈을 상기시키며, 이미 많은 적그리스도가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이는 특정한 한 인물의 출현만을 의미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고 왜곡하는 모든 세력과 사상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입니다. 초대교부 테르툴리아누스는 적그리스도를 단지 종말에 나타날 인물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진리를 왜곡하는 자들 전체로 이해했습니다. 요한은 지금 그들이 활동 중이며, 그것이 마지막 때의 징조임을 분명히 합니다.
적그리스도는 단순한 외부의 핍박자가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짓 교사와 이단 사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고이며, 단순히 세속적 적대자가 아닌, 복음의 핵심을 흐리게 하는 교묘한 영적 왜곡을 경계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공동체를 떠난 자들의 정체성
19절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라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그들이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라." 요한은 공동체를 떠난 이들이 처음부터 참된 신자가 아니었음을 말합니다. 여기서 '나갔다'(ἐξῆλθαν, 엑셀산)는 단어는 공동체로부터의 단절을 표현하며, 단지 물리적 이탈이 아니라 신학적 정체성과 본질의 분리를 의미합니다.
'우리에게 속하지 않았다'(οὐκ ἦσαν ἐξ ἡμῶν, 우크 에산 엑스 헤몬)는 표현은 신앙의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입니다. 이들이 나간 것은 그들의 본질이 드러난 결과이며, 하나님께 속한 자는 결코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는 요한의 신념을 반영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구절을 두고 "교회는 외형적 조직이 아니라 진리에 근거한 거룩한 교제이다"라고 말하며, 공동체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붙드는 것이 참된 신자의 표지임을 강조했습니다.
오늘날에도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상처로, 어떤 이는 자유를 위해 떠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한이 말하는 이탈은 단지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진리에서 떠나는 영적 이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지 교회 안에 있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되며, 진리 가운데 거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기름 부음과 진리의 지식
20절과 21절은 신자들에게 이미 주어진 영적 분별력에 대해 설명합니다. "너희는 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 부음을 받고 모든 것을 아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진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알기 때문이요 또 모든 거짓은 진리에서 나지 않기 때문이라." 여기서 '기름 부음'(χρῖσμα, 크리스마)은 성령의 내주하심과 그로 말미암은 분별력을 상징합니다. 거룩하신 자는 하나님, 혹은 예수 그리스도로 이해되며, 그분께로부터 온 성령의 역사가 신자들에게 진리를 인식하고 거짓을 분별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요한은 신자들이 '모든 것을 안다'(οἴδατε πάντα, 오이다테 판타)고 말하지만, 이는 전지(全知)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과 진리에 필수적인 핵심을 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단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1절에서 '모든 거짓은 진리에서 나지 않는다'는 요한의 진술은, 진리와 거짓의 본질적 단절을 강조하는 동시에, 거짓이 결코 진리와 혼재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이 구절은 신자에게 신학적 확신과 함께 영적 책임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우리는 진리를 알기 때문에 거짓을 참아선 안 되며, 진리를 안다는 것은 거짓과 타협하지 않는 태도로 나타나야 합니다. 초대교부 이그나티우스는 이 부분을 가리켜 "진리는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거짓을 끊어내는 행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 아버지를 모르는 자
22절과 23절은 이 본문의 절정이며, 적그리스도의 본질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거짓말하는 자가 누구냐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니냐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그가 적그리스도니 아들을 부인하는 자에게는 또한 아버지가 없으되 아들을 시인하는 자에게는 아버지도 있느니라."
여기서 요한은 명확하게 거짓말하는 자, 즉 'ψεύστης' (푸세스테스)라 일컬으며, 그 기준이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밝힙니다. 그리스도(χριστός, 크리스토스)는 단순한 직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 곧 구원자요 주권자의 고백입니다. 이를 부인하는 자는 아버지와의 관계도 부인하는 자이며, 이는 기독론의 왜곡이 곧 신론의 왜곡으로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성자는 아버지를 계시하며, 성자를 통해 아버지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신학은 필연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왜곡합니다. 요한은 이러한 이단적 신앙을 단호히 적그리스도의 정체로 규정하며, 그들의 말과 가르침에 속지 말 것을 권면합니다.
결론
요한일서 2장 18절부터 23절은 마지막 때에 드러나는 적그리스도의 정체와, 참된 신자의 진리 안에 거하는 삶을 분명히 대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공동체를 떠난 자들은 처음부터 진리에 속하지 않았으며,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신자들은 진리를 알고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아들을 시인하는 자만이 아버지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그리스도를 바르게 고백하며 진리 안에 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요한일서 2장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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